한국전 71돌…미군 희생 추모

참전자 고향 모교에 보은의 명판 새기기

한국전 71돌…미군 희생 추모

70대 구성열씨 부부 걷기행사로 기금 마련, 5개학교에 5천달러씩

6.25 전사 미군들을 기억하기 위한 재단을 만들어 ‘리버티 워크’를 진행하고 있는 구성열·
창화씨 부부(맨 왼쪽부터)가 참가자들과 함께 한 모습. [6.25 재단 제공]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젊은이들을 기억해야죠”

엄청난 희생을 치른 6.25 한국전쟁이 발발 71주년을 맞은 가운데, 한국전 당시 참전해 싸우다 먼 이국 땅에서 전사한 젊은 미군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하기 위해 한국전 기념 걷기 행사로 모은 기부금을 전사자의 고향 학교 도서관에 기부, 전사자의 명판을 새기는 한인 노부부가 있어 훈훈한 화제다.

버몬트주 인구 700명이 조금 넘는 작은 마을인 루퍼트에 거주하는 70대 구성열·창화씨 부부는 지난 2018년 6.25 재단(6.25 Foundation)을 설립했다. 구씨의 경기고등학교 57회 동기들을 비롯, 루퍼트 지역의 이웃들, 미국 친구들, 기부자들은 함께 해마다 6월25일이 되면 한국전에서 전사한 총 3만6,516명 미군들의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1마일을 걷을 때마다 일정액을 기부하는 ‘리버티 워크(Liberty Walk)’를 진행하고 있다. 모금된 기금은 전사자의 고향 학교 도서관에 5,000달러씩 기부되고 도서관이 전사자 이름으로 명명된다.

구씨 부부가 지금까지 리버티 워크를 통해 모은 기금을 도서관에 전사자 이름으로 기부한 곳은 버몬트 리즈버러학교, 애리조나 카버 초등학교, 웨스트 버지니아 크랜버리 프러스페러티 초등학교, 와이오밍 케이시학교, 아이다호 카마스 카운티 학교 등 5곳으로 아이다호 카마스 카운티학교는 학교 이사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구씨는 “한국전 전사자의 고향은 대부분 작은 시골마을로 학교에 도서관이 없다”며 “젊은 청년이 참전해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것에 대한 고마움에 도서관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씨 부부는 다음 세대에게 한국전쟁의 의미를 전달하고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들을 기억하고 감사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6.25 재단을 설립, 웹사이트 운영, 모금, 홍보까지 모두 직접 하고 있다.

구씨 부부가 이같은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몇년 전 네팔 여행이었다고 한다. 우연히 만난 한인 2세 학생들이 한국전쟁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을 복 충격을 받아 여행에서 돌아와 6.25 재단을 만들었다.

이들 부부가 거주하고 있는 버몬트주 리즈버러 타운 초등학교의 영어 점수가 낮다는 뉴스를 들은 구씨 부부는 6.25 재단에서 한국전쟁 전사자 이름으로 도서관에 기부하면 학생들 영어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전사자도 영예롭고 한인들이 미국사회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도서관에 5,000달러 기부를 계획했지만 모금은 쉽지 않았다. 한국전쟁 기념일인 6월25일 구씨의 경기고57회 동창들과 아내 구창화씨가 40년 동안 봉사해온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친구들을 중심으로 1마일 걷고 1마일마다 기부하는 리버티 워크가 시작됐고 구씨 부부 이웃들, 젊은 참전 군인들, 참전 군인 자녀들이 함께 걷고 기부하며 지금까지 총 100여명이 참여했다.

구씨는 “한국전에서 전사한 3만6,516명 미군을 모두 기리기까지 리버티 워크 행사를 진행하고 세대를 넘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먼저 50개주에 한 곳씩 전사자 이름으로 도서관에 기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웹사이트 www.625Foundation.org

<이은영 기자>